화요일, 11월 24,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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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 수제 맥주를 한 곳에서, Proeflokaal Arendsnest


암스테르담에는 맥덕들이 지나쳐 가지 않는 핫한 맥주 펍이 있다. 한 곳에서 네덜란드 양조장의 맥주를 원 없이 즐길 수 있는 곳이다. 프루플로칼 아렌츠네스트 (Proeflokaal Arendsnest) 펍에서는 네덜란드의 각 지역에서 생산된 맥주가 52개의 탭으로, 그리고 100 여 종이 병으로 제공된다. 암스테르담을 찾는 맥주 애호가들에겐 성지 같은 곳이다. 낮부터 야외 테이블과 실내 테이블 모두 빈자리 찾기가 쉽지 않았다.

사실 맥주는 살짝 공복에 마셔야 흡수도 빠르고 기분도 더 업 되는 듯하다. 이런 맥주 전문 펍에서는 음식을 시키는 것보다는 차라리 다시 맛보기 쉽지 않은 맥주를 한 잔 더 마시는 것이 좋다. 어차피 음식이 전문화된 것도 아니고, 전문 요리사가 있는 것도 아닌 펍에서의 안주는, 정 허기지지 않는다면 패스하고 맥주를 즐기라고 권하고 싶다. 실제로 음식을 먹는 이들을 찾아보기도 쉽지 않고 감자 칩도 그냥 기성 제품 봉투를 부욱 뜯어서 담아 준다.

이렇게 맥주가 많은 곳에서는 맥주를 고르기도 쉽지 않다. 펍에서 바텐더나 서버들에게 맥주를 추천해 달라고 하면, 추천 자체를 하지 않는다는 이들도 많다. 워낙에 맥주 맛이란 자기의 주관이 있고 기호가 다르니 추천하는 것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수많은 맥주 중에서 추천을 부탁하면 비즈니스 입장에서 아무래도 빨리 순환시켜야 하는 케그나 병 제품을 추천해야 하는 유혹을 뿌리치기도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러니 어차피 선택은 자신의 몫, 평소 즐기는 스타일의 맥주를 주문하든, 아니면 새로운 스타일의 맥주를 선택하든 본인의 몫이다.

우리나라의 음주 문화가 조금씩 변해가고 있기는 하지만, 아직 대다 수는 ‘무얼 먹을까?’가 ‘무엇을 마실까?’에 앞선다. 술을 그 차제를 즐기기보다는 음식을 먹을 때 거드는 정도로 ‘안주가 맛있으면 어떤 술을 마시든 무슨 상관이야?’ 하는 인식이 아직은 지배적이다. 그렇다 보니 국산 맥주가 북한 대동강 맥주보다 맛이 없다는 혹평이 나오고, 항상 대형 공장의 양산 맥주에 대한 비평이 많다. 하지만 역으로 맥주 제조사의 항변을 들으면 새로운 스타일의 맥주를 만들고 출시해도 결국 소비자의 선택은 카스, 하이트로 간다는 것이다.

우리 부부는 술을 많이 마시는 걸 좋아하지도 않고, 주량이 받쳐 주지도 못한다. 언제나 상황에 맞춰 즐기는 정도를 좋아할 뿐이다. 우리는 네 가지의 네덜란드 로컬 브루어리의 맥주들을 탭으로 천천히 음미하며 즐겼다. 각자 두 잔 정도의 양이지만, 사실 크래프트 비어들의 서빙 용량이 적으니 500mL 맥주 한 잔보다 조금 더 마신 격이었다. 빈속에 아침부터 부지런히 돌아다닌 후에 맥주가 들어가니 피로도 풀리고 혈액순환이 빨라지는 느낌을 느끼는 듯했다. 천천히 아무것도 안 하고 맥주 몇 잔 더 마시고 숙소로 돌아가서 한숨 자면 딱 좋을 듯했다. 하지만 그렇게 하기에는 봐야 할 것도 먹어야할 것도 너무 많았다. 기분 좋게 흥겨운 취기가 올라오고 다시 암스 테르담의 골목골목을 탐험하기로 했다.

맥주 한잔, 유럽 여행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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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이력 및 포트폴리오
한국 비어소믈리에 협회 상임 고문
독일 되멘스 비어 소믈리에 Doemens Biersommelier
대한민국 주류대상 맥주부문 심사위원
저서 <맥주소담>, <맥주 한 잔, 유럽 여행>, <수제맥주 창업 실전>
<창업? 1인기업 창직 인생 이모작>, 장편소설 <눈이 부시게>

주요 강의 경력
경희대학교 관광경영대학원 맥주전문가 과정, 브루웍스 맥주 아카데미, 세종 정부청사 총리실 공정거래위원회, 컨텐츠 진흥원, 산업은행, 현대제철, 신세계 사원교육 외 다수

방송 출연
MBC “다큐프라임”, SBS “뉴스토리”, SBS “뉴스 프리즘”, 올리브 TV “오늘 뭐 먹지?”, OBS “이것이 인생”, YTN 강지원의 “뉴스 정면승부” 외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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